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울산 중구 여행지 추천] 울산 중구 소확행 여행 - 사시사철 아름다운 생태 여행지 태화강 지방정원 그리고 병영성 이야기

여행기

by 가족풍경수집가 2018. 10. 29. 23:46

본문

5월 태화강대공원


아름다운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울산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울산 여행지 하면 우선적으로 대왕암 공원, 정자해변,  간절곶... 바다 위주 여행지를 여전히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체 울산을 볼 때 울산 바닷가란 울산 도심에서도 아주 멀리 떨어진, 어찌 보면 진짜 울산의 모습과는 조금 동떨어진 지역이기도 합니다. 중구 원도심은 조선 시대 경상좌도병영성이 남아있을 만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반면 바다 쪽 동구는 울산이 공업특정지구(1962년)로 지정되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죠. 이러다 보니 동구에 있는 대왕암 위주로 바닷가만 보고 돌아선다면 '울산'이라는 도시는 바닷가 옆에 자동차, 조선소와 같은 공장만 있는 그냥 공업 도시 혹은 공단 도시로 인식하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울산의 모습은 그게 다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진짜 울산의 모습을 넘어 울산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여행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울산 속에서 나만의 소확행을 위한 확실한 여행지, 중구를 만나보겠습니다.



5월 태화강대공원 -양귀비 필 무렵


급격한 공업화를 겪으면서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울산시민들에게조차 '오염으로 죽어가는 강'이라며 외면받아 왔다죠.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시작된 복원 사업을 통해 농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하던 태화강은 은어, 연어가 돌아오고 더불어서 국내 최대 도심철새도래지로 탈바꿈을 시작합니다. 울산이 '산업 도시'에서 '생태 도시'로 차츰 변화하는 과정에서 드넓은 태화강변은 여의도 면적 2.3배에 달하는 규모로 2010년 6월에 '태화강대공원'으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이후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면서 울산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울산의 대표적인 생태 여행지로 성장합니다. 

사실 3면이 바다인 한반도에 얼마나 좋은 해변이 많이 있을까요? 그럼 울산 바다 풍경은 그중에서 얼마큼 아름다울까요?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광활한 생태 공원은 오직 울산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 도시를 가보면 강변 공원이라는 곳이 주로 도심과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에 넓게 조성하다 보니 현지민들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인상을 자주 받더군요. 살짝 형식적으로 만든 공원이라고나 할까. 도심에서 접근하기조차 불편할 때가 자주 있는데 이런 점에서 울산에 태화강대공원(2018년에 '지방정원'으로 등록하여 '태화강 지방정원'이 공식 명칭이 되었으나 글에서는 익숙한 '태화강대공원'으로 표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울산 시민으로서 살짝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중구 '태화강대공원' 전경 


 

태화강변과 태화강대공원이 워낙 넓다 보니 외지에서 태화강대공원을 찾아올 경우 자칫 엉뚱한 데로 가기도 하는데요 우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태화강대공원'은 울산 '중구'에 있습니다. 강 건너 남구 강변에도 조그만 공원들이 여럿 있지만 사진과 언론에서 접하는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는 곳은 '중구'에 있는 '태화강대공원'(차를 가지고 올 경우 ''태화교회' - 울산 중구 태화동 478-4를 입력하면 태화강대공원 입구에 도착한다)을 찾으셔야 합니다.



인생사진을 위해서 어느 시간이든 좋다지만 개인적으론 일몰 30분 전부터 일몰까지를 으뜸으로 꼽는다


외지분들은 태화강대공원하면 5월 양귀비꽃을 많이 떠올립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넓은 밭에 피어나는 붉은 양귀비를 만나기가 힘들다 보니 이색적인 모습임에는 틀임 없습니다. 요즘은 워낙 SNS가 활발한 관계로 젊은이들이 양귀비 밭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담고자 많이 찾고 있죠. 양귀비가 피는 5월 언제든 좋다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시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일몰 30분 전부터 일몰까지 시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붉은 양귀비가 어찌나 붉게 빛나는지, 하늘과 땅 모두가 붉게 빛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는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이 될 정도로 인생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가족과 태화강대공원에 오후에 가서 꽃구경하고 가까운 찻집 - 태화강 대공원 주위로 커피숍이 즐비하다-에서 차를 마시다가 일몰 한 시간 전쯤 가족이랑 다시 공원을 찾는 답니다. 그러다가 해가 넘어갈 무렵에 가족사진을 담죠. 가끔 멀리서 온 젊은이들이 낮부터 인생사진 찍겠다고 뻘뻘 땀 흘려가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요 물론 그때도 좋지만 여유 있게 구경하면서 놀다가 일몰 시간에 맞춰 사진을 담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괜찮은 혹은 인생 사진을 건질 확률이 조금은 높아질 겁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두루누비' 인스타그램에서 필자에게 사용 허락을 받아 게재한 사진


봄에 저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태화강대공원 일몰 시간에 맞춰 담은 제 막내딸 모습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한국관광공사 인스타그램 운영자가 연락이 왔더군요. 제 사진을 한국관광공사 홍보하는데 사용하고 싶다고요. 평소 한국관광공사 뿐만 아니라 여러 관광 관련 업체나 지자체에서도 사용 문의를 받을 때면 한 번도 허락한 일이 없는데 제가 사는 울산이라 부족한 제 사진을 보고 울산을 한 명이라도 더 찾길 바라는 맘에서 흔쾌히 허락해 준 기억이 납니다.



중구에 위치한 울산 '태화루'


5월 주말에 양귀비를 보고 태화강대공원을 찾을 때면 기억해 둘 만한 정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태화루 누각 상설공연입니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태화루(울산 중구 태화동 91-2)에서는 다채로운 전통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집니다. 물론 무료로 말이죠.




조선시대 영남루(밀양), 촉석루(진주)와 함께 '영남 3대루'로 꼽힌 '태화루'는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져 버립니다. 그렇게 400년 넘어 사라진 태화루가 2014년 5월에 다시 건립되었답니다. 주요 시설로는 본루, 대문채, 행랑채, 사주문 등으로 구성되었고 새롭게 건립된 후로는 시민들의 문화, 예술의 장으로 현재까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울산 역사에서도 중요했던 장소이니만큼 태화강대공원을 찾았다면 한 번은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이곳 역시 울산 여행지 중에서 중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이런 게 울산에서 나만이 꾸며보는 소확행 여행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정원박람회'를 통해 사시사철 태화강대공원만의 특별한 만남이 이어진다 



흔히들 5월이 지나면 가을꽃 필 때까지는 대공원에 뭔가 특별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답니다. 특히 올 4월에 처음으로 시작한 '정원박람회'는 태화강의 역사. 문화. 생태를 주제로 초청작가, 국내공모 작가공원, 학생.시민정원 등 총 67개 정원을 대공원 내에 조성하였답니다. 당초 정원박람회가 끝나면 원상복구 조건으로 꾸몄으나 수상작들은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남게 되어 사사사철 개성있는 정원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또 5월에는 대공원 내 유휴지 5,000㎡ 규모의 향기 정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로즈마리, 라벤더를 비롯한 허브 식물, 금목서, 은목서 같은 향기 나무를 심어 사사사철 좀 더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싹 날려버릴 '대숲납량축제'


정원 박람회도 좋고 향기 정원도 좋고 다 좋은데 여름 한낮 뙤약볕에 돌아다니기가 여전히 힘들다고요? 맞아요. 충분히 그럴 수가 있답니다. 그런 분들에게 솔깃한 얘기를 하나 해드리자면, 여름에는 낮보다 저녁에 태화강대공원으로 향해 보세요. 정말 놀라운 이벤트가 펼쳐지는데... 그 이름도 어마 무시한 '태화강 대숲 납량축제'입니다.




올해로 12회째 맞은 납량축제는 특별한 인공 구조물에서 펼쳐지는 행사가 아니라 십리대숲을 그대로 활용한 전국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진짜 숲에서 펼쳐지는 납량축제입니다. 갈수록 해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여름 밤 자발적으로 공포에 휩싸일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 여름밤 체험은 하지 않더라도 대숲에서 새어 나오는 곡소리만으로 더위를 싹 가시게 만들 오직 태화강대공원만의 핫(?) 아이템입니다. 여름에 태화강대공원은 방문할 이라면 당신의 곡소리는 몇 옥타브인지 십리대숲에서 꼭 확인해 보길 바랍니다.



태화강 대숲 은하수길


축제가 독특하다 해도 축제는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으니 나는 안 갈란다,고 하는 이들을 위해서 또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사시사철 매일 밤저녁, 태화강 대숲 위로 은하수가 떠오른다는 '태화강 은하수길'입니다. 

 


지금은 인생사진 담을 시간!


2017년에 태화강 대숲 일부 구간에 새로이 등장한 '태화강 은하수길'은 말 그대로 대숲 사이로 별들이 흘러가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여름밤 숲속을 밝히는 흡사 '반딧불이'를 닮기도 하고, 처음 만나는 이라면 정말 '심쿵'할지도 모를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 정보 없이 대숲을 산책하다가 만나면 환호성을 지를 만큼 매력적이어서 모두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을 꺼내어 반드시 사진을 담고야 만다는 태화강 대공원의 숨은 보석 같은 역할을 한다지요. 특히 낮에는 볼 수 없고 오직 밤에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라 더욱 귀하게 여겨집니다. 여름이 아니어도 밤이면 대숲 사이로 항상 은하수가 흘러가니 먼 길을 왔다면 반드시 만나고 가길 바랍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대공원 위로 코스모스가 하나 둘 피어나길 시작하는데요, 가을 코스모스라는 게 이제는 너무 흔해져서 조금 식상하기까지 합니다. 9월에 태화강변에 코스모스도 있다 정도로 할렵니다. 태화강대공원의 진짜 가을은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깐요.



대공원 여러 곳은 유휴지로 있으면서 해마다 계절별로 여러 꽃을 심어 시민들의 반응을 살폈다 - 유채꽃 피어난 어느 해 봄


태화강변에 태화강대공원을 조성한 초기에는 강변이 워낙 넓다 보니 특별하게 꽃을 심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둔 밭이 참 많았답니다. 대공원 남서쪽 미루나무 쪽 역시 그러하였는데요 해마다 봄과 가을로 다양한 꽃들이 이곳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다 어느 해 가을 국화가 피어나더니 이후 매년 10월 중순이면 알록달록 국화가 오는 이를 반겨 주고 있습니다.



국화를 심은 후 가을 국화밭으로 최종 정착했다


전국에 국화 축제를 크게 하는 곳이 몇몇 있는데요 항상 아쉬운 점이 국화를 밭에 심은 게 아니라 온실에서 화분으로 키웠다가 기간에 맞춰 축제장으로 가져와서 화분 그대로 전시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다 보니 축제장 주위로 국화향은 가득하지만 축제장 주변 경관과는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꽃만 따로 덩그러니 놓인 너무나 인위적인 분위기가 많이 어색하더라고요. 때로는 삭막하기까지 하다 보니 한 번 가고 나서는 다시 찾고 싶은 맘이 생기지도 않고 때론 이렇게까지 축제를 해야 되는지 회의감도 들더군요. 반면 여기 태화강대공원 국화 축제는 국화를 일 년 내내 그 자리에서 키워 축제를 열다 보니 저 멀리 대공원 입구에서 대규모 국화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만 가을 상념에 푹 젖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향은 또 어찌나 진한지. 향기로움을 넘어 한 바퀴 돌고 나면 취할 정도가 되니 도심에서 만나는 가을치곤 이런 호사도 드뭅니다. 5월 양귀비 밭은 이젠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 많이 생겨났지만 도심 한가운데 가을 국화밭을 이렇게 넓게 만날 곳은 아직 태화강대공원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봄보다 가을에 훨씬 태화강대공원이 돋보인다고나 할까. 봄 풍경은 놓치더라도 가을 풍경은 놓치지 말길 감히 부탁드립니다.




울산에도 자주는 아니지만 겨울이면 몇 번은 눈이 내린답니다. 귀하다 보니 설국으로 변한 태화강변을 보러 오라고 말하지는 못하라도 겨울에 울산에 온다면 겨울 바다도 좋지만 혹시 눈이 오는 날이면 반드시 태화강대공원을 찾았으면 해요.

  




도심 한가운데 워낙 넓게 펼쳐져서 흡사 일본 홋카이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거든요.




말 그대로 설국이 펼쳐집니다. 저도 새벽에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무조건 태화강변으로 달려가거든요. 한 번 보면 결코 잊지 못하는 풍경이라 매년 겨울 눈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답니다.




세상 모든 풍경은 사라져 버리고 오직 하얀 눈만이 고요하게 덮여 있는... 겨울 이 풍경 하나만 만나더라도 운수대통 한 날이니 겨울 울산에 와 계신다면 늘 날씨 예보에 귀를 쫑긋!하고 있으세요. 다음 번 운수 좋은 날 여러분의 것입니다.



겨울 태화강변 일출, 일몰 시간에는 장엄한  떼까마귀 군무가 펼쳐진다


태화강은 우리나라의 내노라하는 생태관광지역 중 한 곳이다.


태화강대공원 겨울 풍경을 그냥 자랑만 하려 했다면 아예 꺼내지도 않았을 거예요. 눈 내린 풍경은 다른 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다지만 이 풍경은 대한민국 도심에서는 오직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랍니다. 예, 사진에서 보다시피 떼까마귀 군무입니다.



태화강변에 위치한 태화강 철새학교를 운영중인  '태화강 방문자센터 여울'(중구 태화동 727-19)


전국에 이름난 겨울 철새 도래지는 많이 있지만 도심 한가운데 철새 도래지가 있는 곳은 울산이 유일하답니다. 태화강 삼호대숲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도심 속 철새도래지입니다. 여름에는 백로류가, 겨울에는 떼까마귀 10만여 마라기 서식하고 있답니다. 이 시기에 맞춰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에서는 철새학교를 운영하면서 철새 학습과 관찰을 이끌고 있습니다. 철새 학교를 통하여 무심코 지나치면서 봤던 이들의 다양한 생활사를 배우고 이들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알게 되는 무척 뜻깊은 시간이지요.



일몰 시간이면 중구 태화동 하늘 위로 떼까마귀의 환상적인 군무가 펼쳐진다


개인 여건 상 철새학교는 건너 뛰더라도 겨울 일몰 시간에 펼쳐지는 떼까마귀 군무는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만나야 할 풍경일 겁니다. 직접 보고 나면 괜한 호들갑이었다고 결코 생각이 안 드는, 진짜 황홀하다를 넘어 생명의 숭고함, 장엄함마저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어디선가 하나둘 전신주나 전깃줄로 모여들다가 




저멀리 어스름이 서서히 짙어가면 갈수록 개체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다가 이내 엄청난 무리가 까마귀가 떼 지어 군무를 펼칩니다. 불과 30여 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풍경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니 강변을 오가는 모두가 어릴 적 어디선가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일제히 가던 길을 멈추고 제자리에 멈췄던 저의 어릴 적 시설을 떠오르는 모습으로 다만 가슴에 손을 올리는 대신 하염없이 하늘만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번 바라보고 나면 죽을 동안 잊히지 않을, 10월의 마지막 밤도 잊지 못하더니 더불어 새롭게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가 더 늘어날 경험을 할 겁니다.



울산을 드러내는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캐릭터 - 중구 '울산큰애기' 와 원도심 문화의 거리 풍경


이렇게 봄부터 겨울까지 중구 태화강대공원 풍경을 살펴봤습니다. 일 년 중 어느 때든 중구 태화강변만 찾더라도 울산에서 후회 없는 소확행 여행을 하리라 감히 말씀드리는데요 중구에 왔으니 중구를 울산광역시의 시작인 중구 원도심 얘기도 조금 해봐야겠습니다. 보통 울산 시민이 울산 원도심이라고 하면 울산동헌 및 내아(북정동)에서 내려와 현재 울산큰애기하우스(옥교동)와 시계탑 사거리를 잇는 문화의 거리를 거쳐 젊음의 거리와 큰애기야시장 일대를 우선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릴 겁니다. 중구에서 펼쳐진 원도심 재생 사업을 통해 다양한 테마길이 들어선 곳도 이곳이고 대표적인 중구 축제인 '마두희'축제' 역시 이곳에서 열립니다. 또한 여행자를 위한 중구 안내소(울산큰애기 하우스) 역시 이곳에 위치해서 중구 원도심을 여행하려는 외지인 역시 대부분 이 지역을 찾게 되지요.



울산큰애기 하우스에서는 만난 울산큰애기 캐릭터


삼산동 개발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이 지역이 재생사업을 통해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며 하나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에는 무척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약간 아쉬움도 듭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울산 원도심의 원도심인 병영 지역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울산 병영성


동천강 옆으로 경상좌도병영성이 들어선 때가 조선시대 태종 17년(1417년)입니다. 이후 1894년까지 낙동강 동편, 즉 경상좌도를 지키는 최고위 군사지휘관(경상좌도 병마절도사)인 있던 성입니다. 조선시대 들어선 울산읍성(현재 북정동. 옥교동 일대)은 병영성 이후 새롭게 축조되어 역할을 떠맡았으니 울산 원도심의 원도심은 병영인 것입니다.(작년이 병영성 축조 600주년 해였다) 이에 더해 병영성은 현재 울산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적지(사적 제320호)입니다.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나 천전리 각석이 도심에서 무려 1시간 이상 걸리는 울산 외곽에 위치한 것과 비교하면 도심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귀한 문화유산인 것이죠. 이런 중요성에 비해서 아직은 덜 부각된 지역이지만 막상 방문하면 지금껏 알던 울산과는 또 다른 진짜 울산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펼쳐지는 병영성 걷기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병영성 복원 사업을 통해 주요 구간에 대한 보수와 특색 있는 문화 콘텐츠 사업을 펼치면서 울산 시민이 와서도 무척 만족해하는 여행지로 탈바꿈했답니다. 



▲병영성 안에 위치한 외솔기념관


 

또 병영성 지역이 좋은 것이 단지 성과 관아의 흔적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원도심이다 보니 조선시대와 근대의 다양한 역사 유적지를 만나는 것과 동시에 한글 역사에서 빼어 놓을 수 없는 한글 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을 생생히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울산 최초이자 유일한 한옥 도서관 - 외솔 한옥 도서관 


외솔 한옥 도서관 내부


2016년 말에는 외솔 기념관 옆에 울산 유일의 한옥 도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저와 아이들이 함께 병영성에 올 때마다 좋은 게 제가 병영성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동안 아이들은 여기 도서관에서 정말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거예요. 어찌 보면 도서관이라기보다 동네 사랑방에 가까운,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는 가운데 아랫목에 엉덩이를 지지면서 맘 편히 머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여행지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겁니다. 두 딸이 여기 올 때마다 우리 동에도 이런 도서관 있으면 좋겠다고 합창을 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부러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평소 새로운 울산을 만나고 싶던 이라면 놓치면 안 되는 장소 되겠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조금 개성 있는 소확행을 꿈꾸며 울산 중구를 돌아봤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울산을 처음 방문할 예정이거나 다시 방문 계획을 가진 여러분이 여행을 준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저로서는 글 쓴 보람이 있는 거겠죠. 모쪼록 준비 잘 하셔서 모두가 울산에서 인생사진 건지는 인생여행 하길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